문학나눔을 통해 공연 관극의 기회를 얻게 됐다^^
글을 써야하는 환경들이 하나 둘 조성된다. 나만 정신차리면 되는데 원없이 게을러서 시작하다 접고 다른 일에 꽂혀서는~ 예전에 교수님이 하나에 집중하라고 했던 말이 지워지지 않는다.
이제는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인데 더욱 주변에 관심이 가니... 지금은 빅데이터 시대에 꽂혀 있으니~
조금 후 8시, 시작할 일인극 <당신의 손>을 보면 뭔가 발견할까?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5기동인이 준비한 가을페스티벌 ㅡ인극에 다녀왔다. 5주 동안 5편의 작품이 선보이는데 각 극단의 초연작이 선보이게 된다. 여전히 동인제 운영을 통해 19년 동안 창작공연을 고수하는 이곳이 있기에 세기말 문화판 주변에서 맴돌다 청소년판에서 놀다 온 내게 여전히 이 판이 힘들지만 살아있다고 속삭인다.
작품 외에는 배우와 연출 그리고 작가도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연희단거리패에서 본 것 같은... <햄릿>, <하녀들>에서 배우와 관객으로 만난 적 있는 것 같은 배우 남미정! 그녀의 모노드라마를 통해 나는 힐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취미.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일.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
그녀의 대사를 듣는 순간, 알던 단어의 뜻이 낯설게 느껴지며 등단은 안 했지만(공저로 에세이 한권을 출판함) 여전히 문화작업자이자 문학인이라 자부했던 것이 행여 나의 취미가 아니었나 되뇌여 본다. 내게 자료수집과 사진찍기는 분명한 취미이다. 유난히 꽂힌 대사에 극 중 인물 수현 그리고 미정을 통해 두 가지 이야기가 집중하는데 약간은 방해됐지만 배우의 모습과 극 안에서 연기하는 인물을 통해 취미와 전문성을 재발견해 본다. 나 역시 두 개의 경계에서 저울질을 하고 있으니.
"뭐 그놈의 떨림 때문에 실수는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지만 다시 반성과 후회를 반복하는 성장의 단계를 밟고 있으니까요. 좀 더 건강하게 오래 살아보려구여. 재밌는 일을 시작했잖아요."
수현의 고백과 함께 배우 남미정의 선서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면서 내게 말을 건넨다. 지금까지도 계속, 반성과 후회를 반복, 재밌는 일을 시작했으니 오래 살아보라고!!
이상을 꿈꿨던... 이제는 그 보다 오래 살아서 슬픈, 방향을 잃은 조타수마냥 경계를 서성이는 내게...
지금 다시 공부하는 세익스피어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그리고 스토리텔링의 비밀 모두가 경계가 아닌 '성장의 단계'를 밟고 있지 않느냐고 속삭인다.
오랫동안 길 위에 서서 경계를 벗어나지 못한 게으름뱅이의 선택을 지지해 주는 것 같았다. 배우와 연출, 배우와 관객의 보이지 않는 실강이 덕분에 오랜 가수면 상태의 나를 발견하고는 일순간 앞으로 십여년의 계획이 눈 앞에 어른거린다. 이제 남은 건, 간 보기가 아닌 요리라는 사실. 내게 있어 글과 씨름하는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 이야기공장장, 문화건달 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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