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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문화건달이 쓰는 상상공작소

2012년 10월 10일 - [영화] 고양이춤 (2011년 11월 17일 개봉작)

 

다큐멘터리 <고양이춤>을 보면서 감성충만.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은 나지만, 영화 속 두 명의 화자(시인, CF감독)의 시각을 통해 새롭게 읽힌 길고양이의 일상은 몇 년전, 홍대에서 길냥이에게 스스럼없이 곁을 내 준 만화가이자 카페주인의 이야기와 함께 보자기보처럼 내 기억에서 얽혀져 간다.

영화는 불편한 진실을 건들인다. 한쪽에서는 생명의 존엄성을 생각해서 길냥이를 돌보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길냥이가 자신의 생활을 침해해 불편하게 만드는, 그래서 죽이고 싶은 존재로 보여지는 모습이 그대로 여과없이 드러났다.
 
문득 이들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내 눈에는 길 위의 아이들이 겹쳐 보였다. 외로움에 팸을 구성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가차없이 영역을 다투고 때로는 배신하면서 목숨을 연명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바로 길냥이였음은...

36.5도의 인간이 아니라 길 위의 아이들은 37.5도의 길냥이였다. 우리와 같은 모습을 하지만, 그들의 생활 방식은 다르기에 어느 순간 불편한 존재가 되어버린... 한 때는 인간의 손에서 길러졌다가 빈 깡통마냥 손쉽게 버려져 버린.

<고양이 춤>의 리드미컬한 병렬식 구성방식은 보는 이에게 강요하지 않고 감성적으로 호소한다. 그들도 생명을 갖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라고.

여기에 나는 과감하게 덧붙여 본다. 거리 위의 우리 아이들 역시 우리의 이웃이라는 사실을.

 


- 이야기공장장, 문화건달 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