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익숙해서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는 당신에게 고합니다!
- 잃었던 사랑을 다시 찾게 되는 연극 <이제는 애처가>
“몰랐네… 나를 이렇게 사랑했는지” 아내 사쿠라가 남편 슌스케에게 넌지시 흘리는 말이자, 이 작품에서 놓칠 수 없는 핵심어다. 이 문장 속에 담긴 느낌처럼 열정적이었던 사랑이 어느 순간 무덤덤해지고 일상이 되어버린 한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항상 곁에 존재하지만, 얼마나 소중한지 잊어버린 감사들을 다시 깨닫기를 소망한다. ‘이제는 애처가’란 제목처럼 한 사람만을 향한 사랑이 다시는 변하지 않는 각오이자 다짐이길...
연극 <이제는 애처가>는 <워터 보이즈>, <뷰티풀 선데이> 작가 나카타니 마유미 작품 <좋은 남편>을 원작으로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중에 있다.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연출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에 의해서 영화로 먼저 제작될 만큼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이다.
결혼 6년차에 접어든 부부 슌스케와 사쿠라. 뜨거웠던 사랑은 한 풀 꺾이고 그저 생활을 같이 하는 가족으로만 존재하는 두 사람.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일거리가 끊긴 슌스케는 헌신적인 아내를 외면하고 자유연애만 꿈꾸는 철없는 남편이다.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을 꿈꾸지만 자신을 더 이상 여자로 봐주지 않는 남편에게 실망한 아내 사쿠라. 둘 사이의 소원한 관계를 회복하고 아기를 갖기 위해 여행을 제안하는 사쿠라와 무심함으로 일관하는 슌스케. 새로운 전환을 위해 여행을 다녀오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변화없는 남편에게 실망한 아내는 이혼을 결심하고, 갑작스런 이혼 통보에 남편은 당황해한다. 이 과정에서 아내의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면서 점점 둘의 관계가 어긋나게 된다. 과연 이 부부는 회복될 수 없는 것일까?
부부 간의 합방이라든가 다른 이성과의 불륜 등이 극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만큼 성을 소재로 한 웃음코드가 꽤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늘 얼렁뚱땅 아내를 대해왔던 남자가 눈물을 흘리며 아내에 대한 사랑을 목놓아 부르짖는다. 참다못한 사쿠라가 집을 나가버리자 작가가 말하고자 한 진정한 메시지가 무대 위에 올랐다. 곁에 있을 땐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떠나고 나니 밀려오는 쓸쓸함, 외로움, 후회의 감정들이다. 안절부절못하던 슌스케는 전화 수화기만 잠깐 울려도 부리나케 달려가서 “너! 어디야!”라고 소리쳐보지만 돌아오는 건 낯선 이의 목소리뿐이다. ‘있을 때 잘했으면 좋았을걸’ 반성해도 소용없었다.
하라분타(김응수分)는 이런 슌스케에게 한 마디를 남긴다. “상처 주지 못해서 사랑하지 못하는 거야. 상처 주지 않고, 상처받지 않고 어떻게 어른이 돼?”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 무미건조한 일상들이 상처받기 싫어, 상처주기 싫어서 그냥 지내는 것이 아닌지?
나카타미 마유미는 작가의 말에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가능한 뒤로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3ㆍ11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후, 더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특유의 감수성과 색채가 묻어있지만, 브로드웨이 일색의 뮤지컬과 러브 코미디 연극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지금, 위트와 감동이 넘치는 감성 멜로물이 마음을 애잔히 울린다. 또한, 공연을 관람한 뒤... 남아있는 여운은 <있을 때 잘해>란 노래를 들으면 좀더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뻔한 내용이지만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힘과 탄탄한 구조는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너무나 서로에게 익숙해져 뭔가 변화가 필요한 연인과 부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 작품을 추천한다.
사랑한다면, 그리고 사랑하려면, 서로에게 노력할 수밖에 없다. 평생 가슴 속 깊이 사무치게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실행에 옮겨라! 바로 당신 곁에 있는 사람에게 충실하라.
문의는 02-3676-3676.
'[2]원고작성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출, 사회악이 아닌 살기위해 탈출하는 아이들의 외침!”을 깨닫다. (0) | 2013.08.03 |
---|---|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대비하는 기독미디어아카데미, 9기 졸업생 배출 (0) | 2013.08.03 |
[리뷰] 연극 이제는 애처가 (0) | 2013.03.28 |
[시사미디어 TODAY] 연극 아리랑 랩소디 (1) | 2013.03.21 |
[리뷰] 아리랑랩소디 (0) | 2013.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