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C대학로자유극장
창작뮤지컬 <날아라, 박씨!>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공연이 끝나고 포토타임과 간담회 시간에 아이패드2의 <조용한 카메라>로 찍은 사진 중에서 몇 장 골라서 올려본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드라마들을 살펴보면, 막장 드라마이다. 예능과 리얼다큐 등에서는 힐링이 대세이지만 드라마는 무한경쟁 구도 속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잡기 위한 출혈경쟁은 계속된다. 위험 수위에 다달은 섹시코드와 기억상실, 이혼, 자살시도 등의 모습을 통해 이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에 초연으로 올리게 된 창작뮤지컬 <날아라, 박씨!>는 막장이 대세인 브라운관과 달리 러브코메디가 대세인 소극장 뮤지컬에 대항하듯 7년여 시간동안 공들여 온 만큼 뮤지컬이 지닌 파워는 남달랐다.
액자식 구성으로 두 가지 이야기가 전개되는 뮤지컬을 보고 있노라면, SBS의 <더 뮤지컬>과 <드라마제왕>이 연상됐다. <더 뮤지컬>은 우리나라 뮤지컬 제작 현실을 드러냈고, <드라마제왕>은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현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날아라, 박씨!>는 뮤지컬 <날아라, 박씨!>를 제작하는 과정을 1부로 담아냈고, 2부에서는 실제 <날아라, 박씨!>가 공연에서 어떻게 상연되는지 작품과 함께 스탭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극중극으로 끝났다면 뻔한 공연이 됐겠지만, 연극 <한여름밤의 꿈>처럼 단 하룻밤의 특별한 공연을 통해 배우들의 성장과 성숙을 그려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있는 고전 <박씨부인전>을 통해 현실 속 배우들도 다음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얻게 만들었다. 물론, 통속적으로 빠질 수 있는 스토리를 재미와 해학을 통해 풀어냈고 빠른 장면 변화를 통해 마치 뮤지컬이 아닌 한 편의 완성도 높은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무대전환이 빠른 만큼 스탭과 배우들의 호흡이 중요한데 <날아라, 박씨!>는 매끄럽게 진행됐다.
컴퍼니매니저 여주의 꿈, 아이돌이자 로커인 황태경의 꿈.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서로가 연결되고 작업과정 속에서 부딪히는 각종 문제들을 극명하게 무대 위에 펼침으로써 환상을 갖고 바라보는 뮤지컬계의 속사정을 관객들에게 공개했다. 또한, 극중인물과 자신의 삶이 공감대가 형성되어 첫 공연 때, 욕심을 너무 냈다는 말에 결코 과욕불급(過慾不及)은 아니었음을 전하고 싶다.
관객을 웃게 만들고 무대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 오랜 산고 끝에 정식무대에서 관객과 만났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중간 중간에 들어간 오마주가 작품이 지닌 힘을 제대로 읽을 수 없게 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뮤지컬 <날아라, 박씨!>는 오랫동안 뮤지컬 현장에서 스탭으로 활동했던 작가의 경험이 많은 부분을 채우고 있다. 대본 뿐만 아니라 배역의 캐스팅, 연출 섭외까지. 다시한번 <인사가 만사다>는 말처럼, 이 작품 역시 좋은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무대 위에 올렸다. 그들의 꿈과 <날아라, 박씨!> 속 등장인물들의 꿈!! 그리고 작품을 통해 또 다른 꿈을 꾸기 위한 관객까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힐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오랜 친구사이인 작가 정준과 작곡가 조한나가 뮤지컬을 제작하기 위해 2인 창작단체 <무엇이든 창작단 동이주락>을 설립하고 7년여 시간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뮤지컬 공모전인 <창작팩토리>에서 '대본/음악공모'에 선정되었고, 2011년 창작팩토리 시범공연 선정, 2012년 DIMF(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지원부문 선정, 2012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우수상, 2012 창작뮤지컬육성지원사업 선정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작품을 관극하면서 다음을 향해 한발짝 내딛었지만, 망설이고 있는 내게 꿈을 향해 도전하라는 속삭임이 기뻤다. 88만원 세대와 깊은 불황 속에서 희망을 잃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주저앉지 말고 난관을 헤쳐나가라고 격려와 위로의 목소리를 본 뮤지컬을 통해 누려보기를 권면한다.
"나는 분명 꿈이 있는 사람이었거만, 꿈과 직업을 혼동하는 사이 어느덧 그 꿈이 소망인지 욕심인지 혹은 독인지 분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부족한 능력과 환경만 탓하던 제가 '어제와 다른 세상'을 선물로 받던 날, 저의 허물이 벗겨지고 전혀 새로운 하루하루가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여주의 대사처럼, <날아라, 박씨!>는 '어제와 다른 세상'을 관극하는 동안 당신에게 속삭일 것이다. 부디 좋은 작품이 많은 관객들과 무대 위에서 오랫 동안 소통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이야기공장장, 문화건달 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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