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문화건달이 쓰는 상상공작소

2013년 1월 17일 - [영화] 파수꾼

하문-꿈의사람 2013. 3. 16. 20:22

 

우연히 <이야기 속 이야기, 사사현>의 112 장난전화를 엄청나게 건 심영수편을 보다가 배우 조성하의 편안한 진행에 동생보고 이 배우가 요즘 좋다고 했는데 오늘 본 영화 <파수꾼>에서 아버지역으로 출연했다.

최근 학교폭력에 대한 다큐와 영화를 보다보니 이 역시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사춘기 소년들의 서투른 감정표현과 오해 그리고 한 소년의 죽음에 이르는 갈등까지 담아내고 있다.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잘못된 건 없어, 처음부터 너만 없었으면 돼…"

중학교 때부터 의지했던 친구 동윤(김상구分)이 내뱉은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 기태(이제훈分). 기태와 오해와 오해가 쌓여 결국 기태와 그 똘마니에게 한바탕 얻어맞고 전학을 가버린 희준(박정민分).

이 세 소년의 이야기는 십대 청소년들의 지금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 영화 속에서 기태가 "너까지 나한테 이러면 안돼... 다시 사람들 사이에서 비참해져도 너만 나 알아주면 돼. 넌 중학교 때도 나 알아줬잖아!" 외치는 장면을 보면서, <의미적인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에게 무관심한 부친과 기태에게 가장 소중한 기억(야구공. 어머니의 선물)을 남겨 준 어머니(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기태의 책상서랍에 숨겨진 어머니 사진과 앨범 속에 끼워져 있던 어머니와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의 사진을 통해 유추)가 이혼함으로써 자신을 챙겨주는 사람이 가정 내에는 전무했던 기태에겐 두 명의 친구가 가장 큰 의지의 대상이었다.

영화 속 심리를 살펴보면, 십대 청소년들의 감정적인 변화를 자세히 읽을 수 있다. 여타의 영화보다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매우 잘 담은 영화다. 배우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이 돋보이는....

드라마 <학교 2013>, 영화 <범죄소년>, 다큐 <학교의 눈물>에 이어 청소년에 대해 알고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영화가 끝나고 아무 생각없이 나서는데 누군가 내 앞을 가로막는다. 처음엔 누군지 몰라봤다. ^^;;;;;

작년에 대학에서 영화전공하는 녀석과 컨텍하기 위해 몇 가지 단계를 거쳐 연결해서 내가 맡았던 미디어동아리 <Emit> 친구들에게 자극을 줬던 아해였다. 당시에 컷트머리여서 단발머리로 내 앞에 서 있는 녀석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다음을 위해 고민하면서 어떤 영화를 만들까? 고민의 과정을 밟고 있는 녀석과 함께 CJ E&M센터로 안내해서 영화학도의 자극을 줄 수 있는 시네마북을 소개해 주고, DMC홍보관도 짧게나마 설명해 주고...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었으나 기억의 한계로 페북을 통해 알려주기로 하고 아해는 의정부로 향하고 나는 나의 길을 걸었다.

의미적인 영화를 보고 또 궁금했던 아해와 예상치 못한 만남도 즐거웠다. 다음에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 올 일 있으면 사전에 연락 한번 주게나. 오늘 반가웠당. ^^*

 


- 이야기공장장, 문화건달 하문